유부남이 되고나서 수집이라는 취미에 제한을 받습니다 등의 사연을 토로하는 이들의 시선에서 바라본다면, 아마도 나는 능력자에 가까울거라 생각한다. 비결이 뭐냐고 물으신다면,,, 팔불출이 되지 않으려면 입다물어야겠다 정도로 대답하면 되려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 1월에는 단 한 장의 dvd나 bluray도 사지 않았다. 이건 수집을 시작한 몇 년 동안 처음 있는 일이다. (뭐, 1월에 살걸 2월에 사는 차이 정도니 호들갑 떨 일도 아니겠지만) 올해는 조금 줄여봐야지, 저 가난해요, 혹은 이 달은 딱히 살게 없어요는 아니었는데, 어쩌다보니 그렇게 되었다. 어쨌거나 1월에 출시된 영화들 중 장바구니(DVD몰의 장바구니에 넣어두기는 하지만, 물건을 보고 사는걸 좋아하는 편이기에 항상 오프라인에서 구매한다. 그러니 장바구니란 그냥 단순히 참조용이다.)에 들어있는 목록들. (판권 문제로 출시사 확인이 필요할 수 있음)

단연 1월의 뜬금 출시작은 이 녀석이다. 극장개봉 소식이 들려오다가는 소리소문없이 사라졌던 녀석인데, 이렇게라도 만날 수 있어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자기가 많이 아는 것과 잘 가르치는 것이 별개이듯, 공포라는 장르영화들을 많이 알고 즐기는 것과 좋은 공포영화를 만들어내는 것도 때로는 별개다. 대개 공포영화 매니아 출신 감독이 영화를 만들면 아주 좋은 작품과 아주 나쁜 작품이 나오는 경향이 있는데(물론 두 경우 모두 과잉의 느낌은 묻어나는 편이지만), 이 작품은 명백히 전자의 경우이다. [나이트 크리프스]를 모태로 하여 60~80년대 SF/호러물들이 잡탕으로 섞여 있는 작품인데, 특히 그랜트괴물이 보여주는 신체변형은 상당히 즐겁다. 혹자에게는 아름다운 로맨스 작품일 수도 있을 것. 이 작품에 대해서는 기존에 간단하게나마 작성한 리뷰가 있으니 대체하도록 하자.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은 작년에 만들어진 영화 중에서는 상당히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데뷔작임에도 불구하고 장철수 감독은 영화를 완전히 장악하고 있었고(심지어 불편하기까지 했다), 자신의 메세지를 확고히 전달하는데 성공했으며, 복남을 연기한 (여우주연상을 거의 싹슬이하다시피했다) 서영희도 인상적이었다. 실은 긴 글을 쓰려고 준비를 하다가 진전이 없어서, 한 번 더 보고나면 쓸 수 있을까라며 미뤄두고 있다가, 경험상 이런 경우에는 스스로에게 더 만족스러울 글이 안 나올 것 같다는 생각에 그냥 대충 마무리 지었다. (조금 아쉽기는 하다.) 어쨌거나 역시 자세한 설명은 리뷰로 대체하자.
이 블로그의 메인 장르와 거리가 먼 영화들은 간단히만 덧붙인다. 그렇다고 해서 아래의 영화들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단지 이 블로그의 컨셉이니 이해하시라.
먼저 [러브액츄얼리] 블루레이 무삭제본. 15세 버전으로 만들기 위해 삭제되었던, 성인영화 배우 커플에 대한 이야기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 강점. DP의 화질비교글을 보면 중복소장의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다음은 [로버트 로드리게즈 컬렉션]. 엘마리아치 3부작이 담겨져 있다. DVD로 모두 가지고 있으므로 블루레이는 패스할까 생각 중이지만, 막상 매장에 가서는 어떻게 될지 또 모르겠다.
그리고 [공각기동대 1기 총집편]. 공각기동대 TV판 특히 1기는 극장판에 견주어도 전혀 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을 한다. 물론 TV판을 통해 보는 것을 추천하지만, 시간이 부족하다면 총집편으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웃는 남자 사건을 중심으로 간결하게 편집하여(그래도 러닝타임은 160분이지만) 개별 장편영화로서도 손색이 없다. 이건 구매할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나올 때마다 닥치고 구매하는 홍상수의 [옥희의 영화]. 감독의 이름만으로도 충분히 신뢰가 가는 작품인데다가, 정유미도 나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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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 원래는 2월 7일 작성한 글. 2월 16일 현재 [슬리더]와 [로드리게즈 컬렉션] 제외, 구매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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