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ury the living]으로 알려진, 50년대 B급 호러와 SF에서 활동하기 시작하여, 70이 넘어서까지도 현장을 떠나지 않았던 다작 감독 앨버트 밴드는 70년대부터 돈을 모으기 시작하여, 야심찬 아들 찰스 밴드와 함께 이태리의 로마에서 1983년 소규모 영화사 엠파이어 픽쳐스를 설립한다.
엠파이어 픽쳐스는 소규모 영화사이기는 했으나, 공포영화팬들에게는 금새 익숙한 회사가 되었는데, 엠파이어 픽쳐스를 대표하는 공포영화 감독은 스튜어트 고든이었다. 그는 [좀비오], [지옥인간], [돌스] 등을 만들어내며 자신의 커리어 초기를 엠파이어 픽쳐스에서 성공적으로 장식할 수 있었다. (찰스밴드와 스튜어트 고든의 관계는 각별한데, [로보족스], [사탄의 테러], [펜드럼] 등의 작품 역시 풀문에서 만들어졌다) 그 외에 [굴리스]와 [트롤], [프리즌] 등이 알려진 작품. 그러나 엠파이어 픽쳐스는 재정문제로 1989년부터 휘청거리기 시작하여, 결국 도산하고 엠파이어 픽쳐스의 라이브러리는 MGM이 소유하게 된다.
엠파이어 픽쳐스가 부도난 후, 찰스밴드는 미국으로 옮겨와 다시 저예산 공포, SF, 판타지를 전문으로 하는 B무비 배급, 제작사를 설립하는데, 그것이 풀문 엔터테인먼트이다. 풀문 엔터테인먼트는 특히 비디오시장(혹은 LD)으로 직행하는 작품들의 제작으로 재미를 보았고, 역시 공포영화팬들에게 익숙한 회사로 거듭났다. 그들의 대표작은 [Puppet Master], [악마의 변종], [Demonic Toys] 시리즈를 들 수 있겠다.
순항하던 풀문엔터테인먼트는 비디오 시장의 축소로 인해 어려움을 겪기 시작하며 95년 풀문 픽쳐스로 이름을 변경하였다. 그러나 향후 몇 년 간 풀문 픽쳐스는 영화의 내용에 따라 오히려 라벨을 더욱 늘리는 시도를 단행했다. 먼저 펄스파운더스(가족용SF, 한 때는 라벨링이 문빔이었음, 러브크래프트 원작의 소설을 찰스밴드가 감독한 영화 제목에서 유래), 서렌더시네마(소프트코어 SF, 토치라이트가 변경된 것), 펄프 판타지(오싹하고 기괴한 영화로 풀문의 기존 영화와 조금 다른 느낌의 영화들에 붙였던 라벨링), 액션 익스트림(액션), 필몬스터스(고전호러), 몬스터아일랜드(괴물영화), 빅시티픽처스(도시배경 판타지), 컬트 비디오(엠파이어 시절 밴드의 영화의 재발행 목적) 등이 그것이었다.
한 때 이름을 섀도우 픽쳐스로 바꾸었던 풀문은 2005년부터 다시 풀문픽쳐스로 이름을 바꾸어 다시 활동하고 있다. 최근 [조종자]와 [Demonic Toys]의 후속편을 제작하였고, 2009년 [조종자]의 리메이크를 3D로 극장상영하겠다는 이야기를 찰스밴드가 한 바 있으나(그는 제작되지 않은 속편들의 왕이란다), 아직 공식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바는 없다.
어쨌거나 거듭되는 위기에도 불구하고 근근히 그 생명을 이어온, 평생을 이 장르에서 활동하였고, 한 때(80~90년대)는 작다면 작고 크다면 큰 족적을 남긴 사랑스러웠던 제작사가, 부디 잘 나갔으면 하지만, 당연하게도 옛 영광을 되찾기란 어려워 보인다.
Cf. 풀문엔터테인먼트의 호러 시리즈
Puppet Master : 풀문의 첫 작품이자, 풀문을 먹여살린 시리즈. 조종자 시리즈로 알려져 있으며, 총 10편이 만들어졌다. 그 중 한 편은 [Puppet Master vs Demonic Toys]로 일종의 크로스오버 작품이다. 국내에는 속편의 일부가 [악령의 부활], [사탄의 유희], [사탄의 부활] 등으로 출시된 바 있다. 물론 '사탄의'와 같은 제목이 붙은 이유는 [사탄의 인형]의 유명세에 따른 것인데, 사실 인형을 공포영화에 가지고 들어온 것은 굳이 따지자면 엠파이어 픽쳐스의 [돌스]가 먼저라면 먼저다. 개인적으로 [조종자]는 인형이 나온다는 점 외에도 [돌스]를 빼고 거론할 수 없는 영화라고 생각하는데, [돌스]를 찍을 때 엠파이어 픽쳐스는 스튜어트 고든에게 창자를 빼는 고어장면을 요구했다고 한다. 하지만 영화를 다 찍고나서 안 어울린다는 이유로 결국 뺄 수 밖에 없었는데, 여기에는 쓸 데 없이 고어 효과를 사용하는 것에 반감을 가지고 있었던 감독 스튜어트 고든의 성향이 반영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찰스밴드는 자신이 원했던 좀 더 잔혹하고 난장스러운 인형영화를 만들어 보고 싶지 않았을까? 그렇다면 그것을 실현한 것이 아마도 [조종자] 시리즈이리라. 그러니 시기상으로나, 아니면 다른 이유로나 [조종자]는 [돌스]의 아우 정도 될 것이다.
국내에 [작은 악마의 유희]라는 제목으로 1편이 출시된 바 있는 [Demonic Toys]도 장난감(인형)을 소재로 한 프랜차이즈. 역시 국내에서는 [사탄의 인형]의 아류 취급을 받는 운명을 피하지 못했다.
Subspecies : 악마의 변종 시리즈. 풀문의 분위기 있는 고딕 뱀파이어 호러물. 무성영화시절 노스페라투의 모습을 떠올리게끔 하는 캐릭터 라두가 일품이며, 혈석의 존재나 손가락을 잘라냄으로써 분신을 만들어내는 설정이 이채롭다. 4편이 만들어졌으며, 꾸준한 퀄리티를 유지하고 있는 시리즈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풀문의 작품 중 가장 좋아하는 프랜차이즈.
최근 덧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