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00년은 한국공포영화에서 슬래셔는 먹히지 않는다라는 다소 섣부른 믿음을 만들어낸 한 해라고 생각한다. 물론 미국 상업 공포영화의 전통에 기댄 일련의 네 작품이 성공한 것은 아니었다(참패에 가깝다). 하지만 그것은 슬래셔가 안 먹히기 때문이라기보다는, 당시 관객의 눈이 [스크림]의 수준에 맞춰져 있었다라는 것이 더 큰 이유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리퍼러를 보다보니 오늘 따라 유독 2000년 한국공포영화라는 키워드를 치고 이 곳을 방문하신 이가 많았다. 그래서 케이블에서 2000년 한국공포영화를 틀어주나라고 생각했다. 당시 영화들은 최근 본 두 작품을 제외하고서는 그다지 기억이 나지 않아서, 시간이 맞으면 한 편 볼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그런 리퍼러들이 달린 이유는 다소 의외였다.
2000년에 공포영화를 찍은 모감독이 미성년자 성폭행 미수로 불구속 기소되었다나. 조금 씁쓸하더라. 그게 누군지 내 입으로는 말 못해주겠다. 하지만 2000년 공포라고 분류할 수도 있을만한 한국영화들은 [가위], [찍히면 죽는다], [하피], [공포택시], [신혼여행], [해변으로 가다], [대학로에서 매춘하다가 토막 살해 당한 여고생 아직 대학로에 있다], [진혼곡], [파라다이스빌라], [아티스트] 등이 있었으니, 이제 슬슬 인터넷의 항해를 마칠 수 있기를 바란다. 아, 이런. 이미 끝냈겠구나.

2. 오늘 [마녀의 관]이라는 영화 개봉에 대한 메일을 받았다. 2008년 부산영화제에서 선보인 바 있다는 이 작품은, [기담]의 원작자 박진성 감독의 옴니버스물로 고골의 유명한 [Viy]를 한국식으로 해석한 작품이라고 한다. 제법 모양새가 괜찮을 것 같다는 기대가 된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조금 슬퍼진다. 사실 나는 이런 영화가 있었는지도, 전혀 알지 못했다. 바쁘다는 이유로 영화제를 잘 가지 못했고, 검색도 그닥 열심히 하지 않으니까. 하루에도 한 두 번씩은 들르던 해외 공포 웹사이트를 방문하는 것은 이제 주간, 혹은 월례행사가 되어가고 있다.
대신, 나는 [나홀로 거실 영화제]를 자주 하는 편이다. 나홀로 거실 영화제는 장점이 꽤 있다. 일단 내가 영화를 선정할 수 있다는 것. 술자리에서 용기를 내어 이런 감독전 한 번 하면 어떨까요라고 말해봐야, 이러저러한 이유로 씨도 안 먹혔던 작품들을 원없이 볼 수 있다. DVD로 나 혼자 봐야한다는건 슬프지만,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것 역시 장점이다.
어쨌거나 2월만 예를 들어도 [판의 미로] 블루레이 출시를 기념한 기예르모 델 토로 호러필름 영화제를, [뉴욕 리퍼] 블루레이가 날아오는 시간 동안의 무료함을 달래기 위한 루치오 풀치 지알로 필름 영화제를 했다. 처음에 나홀로 영화제를 기획하는 동안에는, 이번 기회에 이 감독들에 대해 뭔가 글을 남기고 말리라라는 굳은 결심을 한다. 하지만 정신 놓고 영화를 보다보면 글 쓸 시간에 한 편 더 봐야지라는 생각을 하다가는, 수없이 많은 영화들이 머리 속에 헝클어지게 되고, 종국에는 나중에 한 번 더 보고 써야지라는 생각으로 끝나게 된다. 그러다보면 정말 쓰고 싶은 글들을 오히려 더 못 쓴다. 웃기는 얘기다. 죽기전에는 쓰겠지라고 생각한다.

3. 이번 설연휴에는 해야할 거창한 일이 있었으나, 의외로 빨리 끝났다. 그래서 연휴 내내 영화를 봤다. 어쩐지 원기를 회복한 느낌이다. TV로 본 영화도 있다. [슬럼독 밀리어네어]는 일부만 봤고, [국가대표]는 처음부터 끝까지 봤다. 예전에는 영화 중간에 들어가는 광고 때문에 TV 영화 보기를 꺼렸는데, 쉬는 시간 동안 담배를 필 수 있으니 그것도 괜찮지 않은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어쨌거나.
TV를 이리저리 돌리다보니 [슬럼독 밀리어네어]가 하고 있더라. 대니 보일을 좋아했기 때문에 DVD가 출시되자마자 사서, 집에 오자마자 감상했던 작품이다. 내게 사온 날 바로 재생하는 경우란, 5% 미만에 그치는 흔치 않은 경우다. 보통 영화를 보지 못할 때 많이 사기도 하는데다가, 보통 감상한 적이 있는 영화를 사오기에 재생이 한참 뒤로 미뤄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대니 보일의 영화니까, 바로 재생했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 [슬럼독]은 정말 밍숭맹숭한 영화였다. 솔직히 대니 보일의 필모 중에서도 떨어지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10년이 더 지난 영화들1이 [슬럼독]보다 기억이 훨씬 선명하다. 너무나 걸작을 리메이크했던 고로 숙명적으로 욕을 들어먹어야 했던 [비치]나, 귀여운 [밀리언즈], 로메로 좀비물을 현대의 감성으로 되살린 [28일후]도 역시 [슬럼독]보다는 낫다. 나는 어째서 이 작품이 그토록 과대평가받는지 잘 모르겠다. 그의 다른 영화들과는 달리 운명적 사랑을 다루었기 때문인가, 아니면 인도를 차용했기 때문인가.
SBS가 동계올림픽의 분위기를 고양시키고자 편성했던 (것이 분명한) [국가대표]도 별로이기는 마찬가지였다. [쿨러닝]으로 대변될 수 있는 장르영화의 골격(두 영화는 정말이지 굉장히, 때로 노골적으로 비슷하다)에서 벗어나는 부분(쿨러닝과 차별성을 가지는 부분)들이 모조리 덜컹거리는 느낌도 있었지만, 그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현실에서 가장 중요했을 것이 분명한, 비인기 종목을 향한 선수들의 뜨거운 열정이 소거되버린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좀 더 솔직하게 말하면 이성적으로는 이 영화가 별로인 이유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고 있었음에도, 눈물을 흘려버린 내 자신이 맘에 안들어서 불쾌했는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김용화 감독은 감정을 만들어내는 포인트를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2010. 2. Argento.



  1. 그의 작품 중 가장 좋아하는 작품인 [쉘로우 그레이브]나 일종의 트렌드를 만들어냈던 [트레인스포팅]과 같은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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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sita 2010/02/17 21:34

    1. 뉴스 보다가 기사 말미에 "A씨는 2000년 고교 영화동아리 멤버들이 영화를 찍는 동안 벌어지는 연쇄살인사건을 소재로 한 공포영화를 연출하며 감독으로 데뷔했지만 이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렇게 기재되어 있어서 빵터졌습니다. 기사가 거의 영퀴 수준.

    2. 뷔를 한국식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라니 +.+
    뉴욕리퍼 블루레이라니... 저도 풀치 영화제에 참석하고 싶어요.

    • Argento 2010/02/20 0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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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치? 영퀴야, 영퀴. 이걸 보니 연예인 A씨, 이런거 맞추는 애들을 이해하겠어.

      2. 오늘 포스터도 공개되었네. 돈이 없어서 포스터를 못 만들었다는 것 같아. 어쨌거나 기대중.
      풀치 지알로물을 조금 세심하게 돌아보면서, 이 사람 참 능력 있는 감독이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 글을 쓰려니 이래저래 머리속에서 뒤엉켜 있어서 다음으로 미루고자 하지만. 어쨌거나 무리를 해서라도 언제 우리끼리 영화제 한 번 해보자꾸나. 기약은 없더라도, 희망은 갖고 살자.

  2. 홍준호 2010/02/17 22:52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의의는 발리우드 장르의 세계화 정도로...단지 그 뿐이었던 것 같습니다.
    제게도 사운드트랙을 제외하곤 전혀 인상깊지 못한 작품이었어요. (전 무한도전의 에피소드 중 하나인 '궁 밀리어네어'를 더 좋아합니다.)

    ...A 씨는 누군지 단박에 알겠군요.

    • Argento 2010/02/20 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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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세계화라는 것도 좀,,, 그렇더군요. 그냥 발리우드 영화 보는게 수십배 나을 듯 싶기도 하고. 영국 사람의 인도 영화라는게 일종의 선입견이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것도 사실 영화가 별로이기 때문에 든 생각일거에요.

  3. 초하(初夏) 2010/02/18 02:59

    연휴 내내 영화로... 대단하십니다~ ^&^
    저와 겹치는 것도 있어서 괜히 반갑네요...

    기억하실가요... 구독해 읽다 보니, 자주는 인사도 못 드리고...
    새해 들어 벤쿠버에서 전해주는 승전보처럼, 신나는 일만 찾아가길 기원합니다!

    • Argento 2010/02/20 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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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요, 기억하지요. 반갑습니다. 미술을 사랑하시는 초하님.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4. 배트맨 2010/02/18 13:04

    3. <해운대>를 보면서 상영관까지 온 것에 대한 허탈함과 절망감을 느꼈다면, <국가대표>를 보면서는 절반의 희망을 본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는데요. (단점과 장점이 모두 확연히 보이는..) 명절 때 TV로 저도 다시 한번 봤습니다. 그런데 확실히 상영관에서 느낄 수 있었던 클라이막스의 비주얼과 오디오가 표현이 안되니 감흥이 많이 떨어지는 것 같더군요.

    잔잔한 영화도 집중하며 몰입하는 것에 있어서 극장만큼 좋은 것이 없는 것 같아서, 상영관에서 보는데 이렇다보니 놓친 영화들을 어떻게 봐야 하는 막막함이 자주 밀려옵니다. 옛날처럼 동네마다 동시상영관이 있었으면, 주저하지 않고 담배 한 갑 주머니에 챙겨놓고 달려갔을 텐데요. (재개봉관이 사라진 것이 저는 그렇게 아쉬울 수가 없네요..)

    • Argento 2010/02/20 0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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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운대]는 못 봤으니 할 말이 없지만, [국가대표]는 장점이란게 있기는 하더랍니다. 물론 그것이 꼭 비주얼적인 측면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감정선을 자극하는 포인트를 잡아내는건, 상업영화의 어떤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주는게 아닌가 싶기도 했구요. 물론 모든 영화는 극장에서 보는게 훨씬 낫다는 말씀에는 동감합니다. ^^

      동시상영관. 그립네요. 제가 살던 동네의 동시상영관은 호러물 2편, 혹은 에로물 2편. 이런 식의 상영을 많이 했답니다. [나이트메어] 시리즈 중 두어편을 그 곳에서 보았었지요. ^^

    • 배트맨 2010/02/26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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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트메어> 추억 속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호러물이죠. 그 시리즈를 마지막으로 극장에서 본 것이 피카디리 단관 극장시절이었는데, 얼마나 실망스럽던지.. T.T (1편이 최고였었던 것 같아요.) 요즘 리메이크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더군요?

    • Argento 2010/02/27 0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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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도 엄청 실망했었답니다. 뭐니뭐니해도 [나이트메어]는 1편이 최고지요. 리메이크작은 이미 영화는 찍은 듯 하구요, 4월 30일 미국개봉을 앞두고 있답니다. 트레일러도 돌고 있는데 (아직 살아있었던) 프레디의 죽음과, 1편의 명장면인 욕조씬과 침대 위로 끌려올라가는 장면도 담겨 있답니다. 국내개봉해주기를 기다리고 있어요.

  5. 풍류도인 2010/02/18 14:40

    국가대표 보고 이건 극우 파시스트 홍보 영화라고 욕한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군요. ㅋㅋㅋ

    • Argento 2010/02/20 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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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자체가 좀 그랬어. 필요없는 캐릭터도 많았고. 난 널 잘 아니까, 어떤 면에서 그렇게 생각했는지도 불보듯 빤하구만.

  6. erazerh 2010/02/18 15:35

    <마녀의 관>은 저도 메일을 보고 그 존재를 알았습니다. 무심해도 너무 무심한 거 아닌가 싶네요.

    <슬럼독..>은 뭐.. 지난해 목록 중 최악으로 꼽고 싶네요. '가난'을 다루는 태도는 차치하고서라도, 그냥 멜로 서사 자체가 형편없었다고 생각합니다. 대니 보일한테 처음으로 '실망'이란 걸 하게 됐습죠.

    • Argento 2010/02/20 0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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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도 대니보일에게 처음으로 싦망을 했었습니다. 저 혼자만 그런건 아니군요.

  7. 비밀방문자 2010/02/18 17:17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 Argento 2010/02/20 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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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헤, 잘 지내고 있는 것 맞습니다. 요즘은 글다운 글을 못 올리다보니 다른 공간에 글을 올린다는게 엄청 부담스러워서 몸을 최대한 낮추고 있습니다. 사실 잃을 것도 없는데 뭘 그리 추스리는지는, 저도 잘 이해를 못하겠어요. 조만간 기운 좀 내볼께요. ^^

  8. Scott 2010/03/02 00:09

    저는 개인적으로 KBS2 에서 추석 때 슬럼독 밀리어네어를 방영해줬을 때 처음 봤습니다. 오, 저는 굉장히 좋았습니다. ^^ 이 영화를 왜 이제서야 봤는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영화 보는 내내 시종일관 빠져들어서 봤습니다. 특히 마지막에 춤 이후의 모습과 그 문구('It is written')가 굉장히 인상이 깊더군요..^^ 역시 영화를 종종 엔딩크레딧 이후까지 다 보는 보람이 있더군요.

    • Argento 2010/03/02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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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너무 평범해서 심드렁하게 봤는데, 이게 제 취향 탓인가 봅니다. 혹시 이 감독의 다른 작품들도 보셨나요?

      말씀처럼 엔딩크레딧을 보는건 상당히 보람있는 일 같아요. 거의 습관처럼 틀어놓지만, 역시 끝까지 돌리길 잘했어란 생각을 종종 하게 된답니다.

  9. pogi 2010/03/13 01:41

    제가 영화학과쪽에 재학중에 있는지라..
    영화제에 가서 기회가 되면 마녀의 관은 꼭 한번 봐야 겠네요~
    기담도요.

    "나홀로 거실 영화제" 우와 좋은데요. 저도 나홀로 영화제해야겠음ㅎ

    저는 국가대표를 극장에서 보았는데요.
    영화보고 나오면서 참 투덜거리면서 나왔던 기억이 나네요.
    왜 그런가 생각을 해 보았는데..
    영화 [국가대표] 보기전에 tv에서 스키점프선수들을 취재한 방송을 보았습니다.
    거기서 국가대표선수의 어머니가 했던말이 기억이 나는데요.
    아들이 감량을 하면서 똥이라도 갔다주면 먹고 싶은 심정이라고 했다면서 눈시울을 붉히시는 인터뷰를 했었거든요.
    그때 저는 엄청난 쇼크?를 먹었었죠 ^^
    그래서 영화도 선수들의 고난을 어떻게 담았을까. 은근 기대하며 영화를 보러갔었드랬죠..
    영화에서 선수들의 고난을 담은 부분은 거의 없다고 봐야죠. 그래서 씁쓸했었나봐요.
    연결이 매끄럽지 못하다고 느낀 것도 있었고요.
    눈물을 찔끔 하기는 했지만요..

    • Argento 2010/03/14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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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녀의 관]은 3월 4일 개봉한걸로 알고 있어요. 꼭 봐야지 했는데 또 패스네요. ㅠㅠ
      [나홀로 거실영화제]는 적극 강추한답니다. 한 번 하고나면 쭉 하게 되실거에요. 특히 영화를 공부하시는 분이라면 더 그럴거라 생각합니다.

      [국가대표]에 대해서는 정말 동감해요. 가벼움을 넘어 어딘가 기분 나쁜 구석들이 있었는데요, 실은 그게 다 고난을 이겨내는 열정의 부재 때문이었을거에요.

      일단 국가대표들의 시작이 일종의 루저들의 모임처럼 그려진게 실었고,
      여자와 군면제, 아파트처럼 불순한 목표가 우선되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싫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훈련을 통해 거듭나는 느낌이 없었고,
      감독과 감독 딸의 쓰잘데기 없는 사연은 할 말도 없고. 기타 등등이었습니다.
      이 따위 생각들을 하고 있으면서도, 눈물을 찔금거린건 더 싫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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