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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를 둘러보면 누구나 이렇게 말한다. "우리 때는 안 그랬는데." 스스로의 삶을 통해 체득한 결론이든 듣다보니 알게된 것이든 간에, 이런 말이 계속 사용되고 있는걸 보면 이 말에는 어느 정도 이상의 설득력이 있다는 사실 정도는 인정하게 된다. 그 때문일까? 세대 갈등을 다룬 영화들은 항상 존재해왔다. 장르가 무엇이든간에.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가장 노골적인 부류에 속하는 것들은 호러 장르의 영화들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자기 새끼를 기형 정도를 넘어서서, 태어난 순간부터 연쇄살인을 저지르는 괴물로 그려낼 수 있는 장르가 얼마나 되겠는가.

60년대 중반 이후 히피들이 보여준 국가적, 사회적, 문화적 이데올로기에 대한 반발은 보수적 부모 세대에게 경악스러움을 안겨주었다. 이해할 수 없음을 넘어 악마같아 보이던 자식 세대를 보며 부모 세대들은 저게 정말 내 새끼들이 맞는지를 고민했던 것 같다. 그리하여 내가 악마의 자식을 낳았구나(악마의 씨, 오멘), 내 새끼가 악마에 들렸구나(엑소시스트)와 같은 영화들이 붐을 이루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살아있다] 역시 같은 맥락에 놓인 작품이다. 적당한 수준의 부를 가지고 있는 행복한 주인공들이 둘째를 가지는데, 그들이 낳은 것은 평범한 아이가 아닌 괴물이었더라는 것이다. 태어나자마자 부모세대들을 죽여나가는 괴물.

하지만 [그것은 살아있다]는 [오멘]처럼 자기 자식을 죽이는 것에 당위성을 부여하는 작품은 아니다. (오멘보다 먼저 나왔음에도!) 영화 속에서 주인공이 인용한 [프랑켄슈타인]에 대한 해석처럼, 진정한 괴물은 피조물이 아닌 그 피조물을 만들어낸 프랑켄슈타인이었다라는게 영화의 시각이니까. 영화는 괴물이 만들어진 요인을 환경이나 혹은 무분별한 의약산업 쪽에 두고 있음을 넌지시 암시한다. 하지만 중요한건 특정 요인이라기보다는, 갓 태어난 아기보다는 아기를 가진 사람들 쪽에 문제가 있을거라는 비교적 논리적인 사고방식이다.

그래서 나는 [그것은 살아있다]가 가진 현명한 점은 세대갈등에 대한 해석이라고 생각한다. 영화 속의 괴물은 [프랑켄슈타인]의 그것처럼, 탄생부터 필연적으로 소멸되어야 할 슬픈 운명에 처해져 있다. 그는 죽이는 것이 나쁘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며, 동시에 처음 접했던 갈고리가 무서웠기에 스스로를 지키려고 살인을 시작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괴물의 아버지는 괴물과 감정적으로 자신을 괴리함으로써(자기의 자식임을 부인한다) 심정적 안정을 찾으려 하며, 나아가 자신의 손으로 아이를 없애려고 한다. 하지만 그가 마지막에 보이는 것은 예기치 않은 상황에 놓인 불안함 때문에 아이에게 위해를 끼치려고 했던 자신의 행동에 대한 자성적 고백이다.

사실 세대갈등이 만들어지는 것은 그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기성세대가 구축한 구조화된 모순(사실 이들 중 일부는 선한 목표의 추구에 동반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속에서 계속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에 겁을 먹은 새로운 세대와, 처음 마주하는 상황에 어쩔 줄 모르고 겁을 먹은 기성세대의 불안함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서툴게 잘못된 방향으로 표출되는 감정들과 폭력들. 부족한 상호간의 의사소통들.
래리 코헨은 자신의 사회적 시각을 숨기는 편의 감독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어설픈 설교꾼은 아니다. 그는 저예산의, 그리고 지독할 정도로 정석적인 스토리 텔링 속에 자신의 시니컬한 감성을 드러낸다. 뾰족한 이와 손톱을 가진 기형 아이의 모습을 위시한 특수효과라는게 별다를 것도 없고, 이야기도 워낙 정직하다보니 색다를 것은 없는 영화지만, 예정된 결과로 달려가는 것을 보고 있는게 결코 지루하지는 않다. 그러고난 후 여운까지 남으니 그야말로 꿩도 먹고 알도 먹는 셈 아니겠는가!

이미 30년이 훌쩍 지난 영화지만, 아직도 그러한 감정들이 공감되고, 또 그러한 모습들을 계속 목격하게 되는걸 보면 더더욱 세대갈등이라는 것이 어떤 무리의 필연적 속성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끔 한다. 하지만 인류의 역사 속에서 고작 30년이라는 기간이란 짧기 그지 없는 것이기에, 그래도 나아지지 않을까라며 위안해본다. 느껴지지 않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뭔가 조금씩은 나아지고 있겠지라고.

2009. 10. Argen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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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새침떼기 2009/10/25 02:31

    아, 이거 진짜 보고 싶은 영화이긴 한데..
    검색해보니 1,2,3편을 모두 수록한 타이틀이 출시되어 있네요. 질러볼까?ㅎㅎ

    • Argento 2009/11/16 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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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침떼기님 블로그에서 일전 눈동냥했던 [발레리와 그 녀의 이상한 일주일]이라는 영화를 구해보았답니다. (영화에는 꽤나 실망했어요.) 한번쯤은 제가 지름질을 부추켜도!

  2. 구정물 2009/10/25 13:29

    매번 잘읽고 갑니다 ㅎㅎ 이영화도 정말 보고싶네요 ㅎ

  3. 비밀방문자 2009/10/26 08:34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4. 이준 2009/11/02 15:03

    1. 사실상 이 작품은 모든 부모들이 가지고 있는 기형아에 대한 공포를 시각화한거지요. 악마의 씨같이 초자연? 오컬트가 아닌 상태에서 이정도 물건을 뽑기도 어렵습니다.

    2. 기형아 오컬트는 아니지만 1960~70년대 유명한 약물로 인한 집단 기형아 사건(일명 물개 인간)이 스캐너스에 모티브를 주기도 했지요. (스캐너스도 특정 약물 복용한 임산부가 기형아를 낳아서...라는 걸로 진행되듯이요. 전 스캐너스의 진정한 공포를 바로 거기서 느꼈습니다.) 이 영화도 그런 원초적인 공포를 건드렸지요

    • Argento 2009/11/16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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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동감합니다. 저도 그런 불안함 어느 정도 가지고 있다는 사실, 부인 못하겠네요.

      2. 제가 생각하기에 [스캐너스]의 진정한 공포는,,, 자식끼리 싸운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서로 닮아간다는거죠. 정반대의 가치관을 가진 인물들이 서로 싸우다가 몸을 바꿔치는 그 엔딩에서는 정말이지, 히익~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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